요즘 심한 바람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안경에 마스크까지 하고 휘몰아치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어 버리면 아예 앞이 보이지 않아 걸어 갈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바람에 밀려서 바람에 날아가는 줄 알았다.
4월들어 거의 1주일 넘게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주에는 기온까지 낮아서 봄이 왔는데 얼어 죽을 뻔 했다. 저체온증으로 동사하는 경우가 봄에 많다더니 딱 맞는 말이다.
왜 이렇게 바람이 강하게 부나 궁금했는데 날씨 예보 방송에서 알려주었다. 이맘때 부는 양간지풍 때문이라고 한다.
양간지풍이란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국지풍으로 고온건조하고 풍속이 빠르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고 양강지풍이라고도 한다.
워낙에 고온건조한 강풍이라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고 있는데 산불이 퍼지는 속도를 산불 진화하는 속도가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고 해서 화풍(火風)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나서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화재도 이 양간지풍으로 인한 화재였기 때문에 올해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정말 조심해야 한다. 사소한 것도 방심하지 말고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이 아름다운 산림을 화재로 잃어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양간지풍이 부는 원인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워낙 전문적인 내용이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 보려 한다.
첫째는 지형으로인한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올 때 좁은 산맥을 통과하면서 풍속이 증가한다는 원리가 있고
둘째는 찬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서로 부딪히면서 기온의 역전층이 생겨 풍속이 빨라 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북저남고의 기압배치로 인해 강한 바람이 분다는 것인데
기상 현상도 알고보면 정말 신비롭고 복잡하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더니 이번 4월은 제발 큰 산불없이 조용히 잘 넘어가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따뜻한 봄이 빨리 와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