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이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로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중학교 한문 시간에 배운 고사성어인데 맘에 쏙 들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세 사람 중에는 반드시 배울 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누구는 방향 감각이 좋아 길을 잘 알고 안내할 수 있거나 누구는 붙임성이 좋아 다른 사람의 친절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다거나. 각자 사람이 가진 재주와 능력은 무궁무진하니까 이 사람에게서는 이런 점을 저 사람에게서는 저런 점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즉 그런 사람들이 나의 스승이 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말을 함부로 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거나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하는 사람을 보면서 나는 저러면 안 되겠구나 하고 또 배우는 것 이 또한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스승인 것이다.
요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때문에 벌어지는 폭행사건과 폭력들을 보면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지 않을까. 그런데도 이상하게 같은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을 보면 하지 말아야지가 아니라 보고 배우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 나쁜 것을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은 스승의 역할이 아닌데 말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에게서 보고 배울 점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서도 배울 점은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보고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나 잘 되어 있다. 염려스러운 점은 좋은 점을 보고 배워야 하는데 나쁜 점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2.5단계로 격상되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파트의 안내 방송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층간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많으니 집안에서의 소음 발생을 자제해 달라고 방송한다. 내가 위층의 소음 때문에 시달렸다면 당연히 아래층에도 소음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닐까.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일까. 왜 보고 듣고 배우고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