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옥수수철이다. 마트에도 옥수수 껍질을 벗겨서 가져가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옥수수도 옥수수 껍질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만 할 뿐 살 생각은 하지 않는다. 쪄먹는 거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변 지인이 농사를 지었다며 옥수수를 10개나 가져다주셨다. 할 수 없이 받아오긴 했는데 맛있게 쪄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껍질을 까서 깨끗이 씻은 후 설탕과 소금을 적당량 넣고 냄비에 옥수수를 찌기 시작했다. 뉴슈가를 넣어야 사먹는 옥수수 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 사서 넣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설탕정도로 대체할 생각이다. 40분쯤 지나서 바닥에 물이 없어지길래 물 한 컵을 더 부은 후 20분을 더 쪘다. 바닥이 조금 갈색으로 바뀔 정도로 물이 졸아 들어 다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어보니 아직도 너무 딱딱했다. 단맛도 짠맛도 나지 않았다. 실패다.
고민하다가 압력밥솥을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을 조금 넣고 잡곡밥 코스로 옥수수를 익혔다. 다 됐다는 알람소리에 옥수수를 꺼내 먹어 보았다. 알맹이가 쪼글쪼글 거리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익었다. 그런데 너무 쪼글거려서 먹기가 괴로웠다.
다시 냄비에 물을 붓고 설탕과 소금을 더 가미한 후 40분 정도를 더 기다렸다. 물도 다 졸아들고 옥수수도 잘 익었다. 맛을 보니 간도 맛고 제법 먹을 수 있는 식감이 되었다. 결국 세 번이나 삶은 후에야 옥수수를 먹을 수 있었다. 나에게는 옥수수 삶기가 너무 어려운 과제였다. 솔직히 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았고 삶는 시간도 생각보다 너무 많이 걸렸다. 옥수수 철이고 주변분이 나눠 주셨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시도해 보았지만 나에게는 어려운 과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