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이번에도 이자벨 위페르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엘르라는 영화를 보고 이자벨 위페르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여배우의 아름다운 모습과 독특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서의 이자벨 위페르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외로운 여자가 보여준 소름 끼치는 집착의 결과
20대 젊은 프랜시스는 지하철에 놓은 주인 없는 핸드백을 발견하고는 주인을 찾아주러 나선다. 가방의 주인은 혼자 살고 있는 중년의 여인 그레타였다. 둘은 빠르게 가까워지며 친구 이상의 친밀한 관계를 맺어간다. 그러다 그레타의 집안에서 똑같은 가방 여러 개를 발견한 프랜시스는 그레타가 핸드백을 미끼로 젊은 여자들과 친해진다는 소름 끼치는 사실을 알고 도망치려 한다.
프랜시스가 그레타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자 집착과 협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프랜시스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 어떤 거짓말에도 그레타는 속지 않고 결국 프랜시스를 납치해서 자신의 집 피아노 뒤 방에 가둔다. 딸이 사라진 사실을 안 프랜시스의 아버지가 탐정을 고용해 프랜시스를 찾아내지만 눈치 빠른 그레타는 탐정을 살해해 버린다.
이 장면에서 그레타의발 빠른동작이 나오는데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쓰러진 탐정을 향해 발레리나의 스텝을 밞으며 빠르게 달려오는 발재간은 이 영화의 압권이었다. 발동작만으로 환호의 기쁨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자벨 위페르는 이 영화에서도 역시나 무표정한 얼굴로 사이코의 중년 여자를 잘 표현했다.
시간은 흘러가고 프랜시스는 약물과 두려움에 취해 무기력하고 나약해져가고 있었다. 더 이상 그레타의 즐거운 친구 역할을 해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지하철에 파란색 핸드백이 주인 없이 놓여 있었고 그 가방을 발견한 한 여자가 가방의 주인을 찾아 그레타 집을 방문하게 된다. 그레타를 쓰러트린 그녀는 바로 프랜시스의 절친 에리카였다. 프랜시스를 구해내고 그레타를 벌주는 상자에 가두고 영화는 끝난다.
사이코들은 클래식 음악을 유독 좋아하는 것 같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클래식들은 모두 유명하고 귀에 익은 곡들이었다. 외로움이 극에 달하면 영화에서처럼 소름 끼치는 집착으로 완성된다. 예전에 나온 미저리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도 홀로 고립되어 사는 외로운 여자가 길을 잃은 남자를 집에 들이면서 사랑과 집착이 공포로 이어지고 극단적인 결말로 끝나지 않았는가. 정말 소름 끼치고 무서운 영화였다.
프랜시스가 그레타에게 대처하는 행동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답답한 구석이 있어 영화 보는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 허점이 군데군데 보이는 영화였지만 끝까지 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