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쓰는 재미 중의 하나는 차를 마시는 습관이 들었다는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기 전에 늘 차 한잔을 준비한다.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글의 내용을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다른 때는 별로 차가 마시고 싶지도 않고 마셔봤자 커피가 전부였는데 이상하게 글을 쓰려고만 하면 차 한 잔이 생각났다.
덕분에 이번 겨울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많이 마실 수 있었다. 우엉차, 메밀차, 둥굴레차, 국화차, 현미녹차, 유자차, 생강차, 모과차 등등. 그러던 중 오설록 세작을 선물 받았다. 사실 녹차가 몸에 좋다는 수많은 얘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녹차를 자주 마시게 되지는 않았다. 시중에서 마실 수 있는 녹차는 쓰고 맛이 없었다. 그래서 선호하지 않았고 그나마 마실 수 있는 게 현미녹차 정도였다.
곡우 즈음 제주 오설록 유기농 차밭에서 자란 부드러운 어린 찻잎으로 만든 전통 고급 녹차입니다. 증기로 찐 차와 솥에 덖은 차를 조화롭게 블렌딩해 감미로운 풍미와 은은한 향, 고운 수색을 자랑합니다.
그러게 항상 이상했다. 일본에 여행 가서 마시는 녹차는 늘 먹을 만했다. 쓰다는 생각이 안 들었고 식사하면서 마시는 녹차가 참 좋았다. 언제든지 얼마든지 마실 수 있도록 녹차가루와 뜨거운 물이 준비되어 있어서 눈치 볼 필요 없이 식사하는 동안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면 나도 녹차를 늘 즐겨 마셔야겠다 다짐하고 돌아오곤 했지만 한국에 오면 녹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커피가 차지하곤 했다.
그런데 오설록 세작을 마셔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녹차의 어린잎의 향기가 나면서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졌다. 그래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녹차를 마시는 거였다. 오설록 세작을 마셔보면 녹차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한 번쯤은 녹차를 마시고 싶어 하게끔 만든다.
견과류, 난 향, 달콤한 맛
그만큼 향이 깊고 맛이 부드럽다. 포장지에 쓰여있듯이 견과류, 난 향, 달콤한 맛이 난다고 되어 있는데 깊이 음미해 보면 이 맛과 향들이 다 느껴진다. 이렇게 맛있는 녹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찻물의 온도가 가장 중요하다.
물을 끓인 후 70도씨 정도까지 식힌 후 티백을 우려내야 한다. 펄펄 끓는 100도씨의 물은 녹차의 맛을 다 파괴하고 쓴맛이 강하게 우러나와 차의 맛이 없어진다. 티백 한 개에 150ml의 물 양이면 적당하다. 너무 오래 우려도 쓴맛이 난다. 1분 30초 정도가 적당하다. 이래서 예전부터 다도라는 게 있었고 차를 마시는 예의, 차를 끓이는 방법 등을 가르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