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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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을 수 있을까~~~

앤 셜리!!


어릴 적 초등학교가 끝나면 부리나케 집에 돌아와 TV 앞에 앉아 빨강머리앤이 방송하기만을 기다렸던 그 기억이 새롭게 되살아 온다.

그 애니메이션 그 대사 그대로여서 정말이지 가슴이 아릿할 정도로 그 시절이 떠오른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 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이 주제가는 또 얼마나 많이 불렀던가....

앤이 "기쁨의 하얀길"이라고 부르며 황홀경에 빠져 버렸던 사과꽃길은 

나에게도 해마다 벚꽃피는 봄이 되면 항상 떠오르는 장면이 되었다.

그만큼 내게도 인상 깊은 장면이었고 만화로 보았지만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이들어 다시 읽어보니 어린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양육하는 어른의 태도와 역할이 그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인지 새삼 크게 깨닫게 되었다.

충분히 사랑하면서도 엄격함을 유지하며 아이를 바르게 교육하는 일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것은

자녀를 키워본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넘치도록 사랑을 주고싶지만 아이에게 해가 될거 같고 엄격하게만 키우자니 마음이 아프고 

자식을 잘 키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앤은 천성도 착하고 똑똑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재능도 있는 아이였지만 매슈와 마릴라 처럼 좋은 사람을 만났기에 더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교육을 통해 모난 부분들이 다듬어지고 차근차근 꿈을 이루어나가며 잠재되어 있던 보석이 빛을 발하게 된다.

마릴라도 돌보면서 초록 지붕 집을 지키기로 결심한 앤, 꿈도 포기하지않고 이루어가는 당차고 야무지고 아름다운 빨강머리 앤을 나는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인상 깊었던 몇 구절들을 적어본다.

예쁘다고요? 예쁘다는 말로는 모자라요. 아름답다는 말도요. 그런 말로는 한참 부족해요. 아, 황홀하다, 황홀하다는 말이 좋겠어요. 여태껏 제가 뭔가를 보고 더 멋지게 상상할 수 없었던 건 그 길이 처음이에요. 여기가 가득 찬 느낌이었어요. 아이는 한 손을 가슴에 얹었다.

여기가 좀 이상하게 아팠는데 , 기분 좋게 아픈 거였어요.(p43)


상황을 차분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은 앤에게 천성을 바꾸라는 말과 같았다. 하니만 앤이 그렇듯이 순수한 영혼에 불처럼 뜨겁고 이슬처럼 맑은 사람에게는 언제나 삶의 즐거움과 괴로움이 강렬하게 찾아왔다 마릴라도 이것을 알기에 막연하지만 걱정이 되었다. 세상을 살면서 반복될 기쁜 일과 슬픈 일들이 이 충동적이 아이에게 얼마나 힘겨울까 똑같은 크기로 기쁨이 다가온다 해도 과연 고통이 지나간 자리를 치유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p316)


너의 낭만을 다 버리진 마라, 앤. 낭만이 조금 있는 건 좋은 거란다. 물론 너무 많으면 곤란하지. 하지만 조금은 남겨두렴. 조금은 말이다.(p397)


벨벳 양탄자야. 커튼은 실크고. 내가 꿈꾸던 것들이야, 다이애나.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것들 사이에 있으니까 별로 편하지가 않아. 여긴 없는 게 없고 전부 다 굉장히 멋져서 상상할 거리가 하나도 없어. 가난한 사람들이 한 가지 위안 삼을 수 있는 게 그거거든. 상상할거리가 훨씬 더 많다는 거.(p405)


아주머니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건 그런 나쁜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이제는 조금씩 알 거 같아요. 어릴 땐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소원들도 막상 이루어지면 상상했던 절반만큼도 멋지거나 신나지 않는 거 같아요.(p407)


마릴라는 알 수 없는 서운함을 느꼈다. 마릴라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준 어린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진지한 눈빛을 한 키 큰 열다섯 살 소녀가 사려 깊은 조그마한 얼굴을 당당히 들고 서 있었다. 어린아이를 사랑한 만큼 눈앞의 소녀도 사랑했지만 마릴라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슬픈 상실감이 밀려왔다.(p436)


앤은 매슈 없이도 예전처럼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슬픔을 느꼈다. 전나무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정원에서 연분홍 꽃망울이 피어나는 것을 보면 여전히 기쁜 마음이 흘러들고 다이애나가 찾아오면 즐겁고 그 명랑한 말과 행동에 미소 짓고 웃게 된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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