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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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인 시대

1인 가구, 단독가구라 불리는 주거형태가 한국에서 흔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혼자서 주거와 생계를 책임지는 현상이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김 민아 저자는 각기 다른 조건을 가진 스무 명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안녕을 묻고 1인 가구가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 불안감 그리고 사회에서 받게 되는 불평등과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나와 산다. 김 민아 지음 / 끌레마 / 정가 14000원

자신을 돌보는 혼자들을 위하여

2018년 초, 영국이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는 뉴스가 화제였다고 한다. 난 처음 듣는 얘기다.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발상을 할 수 있을까. 그만큼 국민들이 겪는 외로움의 크기가 컸다는 반증일까. 아무튼 국가에서 국민의 외로움까지 책임져 준다면 정말 외로울 일이 없어지겠다 싶다. 외로움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들은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요즘 혼 삶에 대한 다양한 패턴들이 유행하고 있다. 혼술, 혼밥, 혼영 등등 뭐든지 혼자서도 가능하고 혼자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왔다. 그러나 외로울 때 몸이 아플 때 돈이 필요할 때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혼자 사는 사람들은 누구를 찾을까. 저자는 이럴 때 가족이나 친지 친구 직장동료 말고 국가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국가를 대변할 수 있는 동주민센터나 복지센터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따로 또 같이

혼자 살게 되었지만 외로워서 혹은 두려움 때문에 둘이 혹은 여럿이 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혼자 살고 싶지만 혼자 죽고 싶지는 않고 혼자 살 때 치안의 공포를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셰어하우스가 그런 개념이다. 각자의 집을 가지고 있지만 공동시설을 함께 이용하며 외로움을 덜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는 그런 개념의 주거 말이다. 사람은 정말 이중적이다. 혼자이면서도 둘이고도 싶은 것이다. 이 모순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 사람이 싫어 사람을 만나지는 않지만 가장 즐거운 일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상반된 감정 사이에서 늘 갈등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혼자 살림하는 사람이다. 음식을 만들어 먹고, 집안을 청소하고, 주말에는 세탁기를 두세 번씩 돌리고, 식재료를 사다가 일주일 분으로 차곡차곡 나눠 냉동실에 재워 놓는다. 누구도 잡아주지 않는 생활 리듬을 혼자 잘 지켜 나가기 위해 생활의 의무를 다한다. 혼자 살아도 흐트러지지 않는 규칙, 일상을 잘 유지하는 관성을 '생활의 힘'이라고 한다면, 혼자들은 혼자서 삶을 잘 영위하기 위해 저마다 생활의 각을 잡는 사람들이다."(P105)

 

혼자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나라

우리나라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그만큼의 값을 지불하는 일이다. 싱글들은 연말정산 시기가 오면 배우자가 없는 것에 자녀가 없는 것에 원통함을 느낀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환급이 없거나 적다. 

 

 

출산율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고 결혼도 기피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서도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인식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전통적이 가족 구성이나 결혼관이 파괴되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반드시 재고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았다고 혼자 산다고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은 바뀌어야 한다. 삶에 있어 누가 사는 방식이 옳고 어떤 이가 사는 방식은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그저 다를 뿐이다. 어울려 사는 세상도 물론 좋다. 하지만 비대면 생활이 확산되고 있고 사람들의 인식은 개인적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기존의 삶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변화된 모든 것을 심도 있게 바라보고 정부가 법의 안전망 안에서 보호해 주는 대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를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구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전화점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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