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고 묻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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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입 기념으로 선택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올 초 개봉했지만 개봉 당시에는 보지 못했다. 딱히 볼 생각이 없었다. 뻔히 아는 역사적 내용인 데다가 더하고 빼고 할 게 없을 거 같아 이병헌이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아주 볼만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유치하지 않았고 크게 거슬리게 하는 장면이 없었다. 몰입도가 훌륭한 영화였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어릴 때부터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에 대통령이 저격당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대통령은 한 사람인 줄 알았었다. 대통령이 서거했다고 뉴스에 났을 때 정말 우리나라가 망하는 줄 알았다. 그만큼 큰 충격이었다. 독재가 무엇인지 그때 알게 된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이 있다. 역사적 사실을 영화한 것임에도 인물들의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처음에는 내가 인물의 이름을 잘못 알고 있었나 착각할 정도였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 당연히 실명을 사용할 줄 알았다. 오늘 영화를 보며 궁금해서 찾아보니 감독은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 이유로 "역사에만 갇혀있지 않고 영화적인 상상과 장치들을 발휘해서 역사의 벽을 넘어 확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인터뷰했다. 내 생각에는 실명을 사용했더라도 영화의 상상력에 크게 해는 없었을 거 같다. 왜냐하면 어차피 10.26 사건은 우리가 절대로 자세히 알 수가 없는 역사이기 때문에 실명을 사용하고 다른 식으로 살을 붙이고 전개했어도 그저 그랬으려니 상상할 뿐이다.

 

 

오랜만에 담백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역시 배우들의 연기력이 얼마나 크게 차지하는지를 알 수 있는 영화였다. 배우는 오로지 연기로 평가받는다. 영화를 망칠 수도 살릴 수도 있으니까. 이병헌의 압도적인 연기로 인해 남산의 부장들이 볼만한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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