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과 사랑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남자(최민식)지만 한 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사랑하는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 딸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최민식은 감히 상상하지 못할 수준의 초대형 할리우드급 알리바이를 제작한다. 영화는 최민식이 범인으로 밝혀지고 재판을 받으러 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정말 최민식이 이하늬를 살해하는 장면이 CCTV에 보일 때 사람들은 어쩌면 저럴 수 있지 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범인이 딸에서 최민식으로 뒤바뀌어졌는지 영화 마지막에서 보여준다. 딸의 범행 현장이 찍힌 CCTV와 똑같은 장면을 연출해서 최민식이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을 집어넣어 완성한 다음 증거로 제출했던 것이다.
절대적 부성애를 보여준 영화다.
딸을 향한 끝없는 사랑으로 딸이 저지른 잘못을 덮어주고 딸 대신 죄값을 받겠다고 나서는 부성애 영화다. 어찌 보면 감동적이지만 살짝 신파에 가깝고 이런 식으로 딸을 감싸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딸을 연기한 이수경은 훌륭하게 연기를 해냈고 미친놈의 전형을 보여준 류준열의 연기도 봐줄 만했다. 특히 검사역을 맡은 박해준은 지금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한창 연기 중인 배우라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역시나 내공 있는 연기자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최민식의 영화였다.
최민식은 중년의 중후하고 선굵은 남자의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최민식은 아무도 넘 볼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진 연기자가 되었다. 그의 묵직하고 탄탄한 연기가 영화를 살리고 연기자로서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떤 역할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해석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 낸다. 그 능력이 탁월하다.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할 만하다. 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다. 반전 있고 재미있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기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