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냐고 묻거든

반응형

퀸스 갬빗은 체스 용어

나는 천재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게다가 여자가 금기시된 분야에서 성공하는 천재의 이야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체스에 관해서는 1도 모르는 내가 이 영화를 너무나도 재밌게 봤다. 그 말인즉슨 체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도 영화를 보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7부작

넷플릭스에 신규로 올라와있길래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작정 보기 시작했다. 퀸스 갬빗이 체스 용어인 줄도 몰랐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한 편으로 끝나는 영화인 줄 알았는데 7부작의 미니시리즈였다. 그나마 7부작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너무 길었다면 보다가 지쳤을지도 모르겠다.

 

월터 테비스의 소설이 원작

영화는 처음 보자마자 바로 몰입되었다. 흥미로와서 멈출 수가 없었다. 이틀에 걸쳐 7부작을 다 보아버렸다. 

내용상 너무나 그럴듯해서 혹시 실화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어보았는데 찾아보니 소설이 원작이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실존 인물이었다면 그 천재성과 성공신화에 너무나도 위축돼서 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내가 정말 하찮게 느껴져 자괴감이 엄청 크게 느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 속 인물임에도 부럽기 짝이 없는데 말이다.

 

 

주인공은 보육원에서 매일 먹던 안정제에 중독되어 잠깐씩 일탈행동을 보였지만 술과 약에 중독될 듯하면서도 잘 극복해냈다. 만약 중독이 심해져 천재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망가져 버렸으면 얼마나 슬펐을까.

 

극 중 결승전을 내일 앞둔 전날 저녁 친구라는 사람이 찾아와 제발 술 한잔만 같이 마시자고 청한다. 주인공은 중요한 결승전이 있어서 일찍 자야 하기 때문에 안 되겠다고 곱게 거절했다. 하지만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겠다고 한 친구가 생각나 결국은 바에 내려가서 술을 마시는데 한 잔이 여러 잔이 되고 남자들과 어울리게까지 되면서 술에 만취해 아침에 일어나지도 못한다. 결국 결승전에서 치욕스러운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게 문제일까 친구랍시고 찾아와 중요한 결승전을 망치게 한 친구가 잘못일까. 술 마시 자고 청한 친구의 사상이 의심스럽고 너무너무 화가 났다.

남성이 지배하는 프로 체스 세계를 정복

전형적인 불행한 천재의 성장 이야기다. 이 천재성으로 인해 불행해질까 봐 혹은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끝나버릴까 봐 때론 천재성이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해 몹시도 극단적인 결말에 다다를까 봐 노심초사하며 보았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영화는 천재의 화려한 성공으로 끝을 맺었다. 대리 만족감이랄까.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정말 마음이 홀가분하다.

 

 

주인공 베스 하먼 역을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의 눈빛은 잊을 수 없다.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눈은 총명함으로 반짝이고 신비롭게 움직인다. 눈빛 연기가 연기의 반을 차지한다. 

 

1960년대의 패션이 2020년 지금에 와서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예쁘다. 게다가 현재 복고풍이 유행하고 있어 지금 패션을 보는 듯이 자연스럽고 세련되었다. 그중 몇 가지 의상은 지금 입고 다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